본문 바로가기

Hey Relax/Concert

빨래

오랫만에 만난 친구의, '뭐하고 지냈어?' 라는 질문에 '주말마다 콘서트를 보러가곤 했어' 라고 대답한다.
'주중엔 뭐해요?' 라고 묻는 소개팅 자리에서는 '학원가느라 바빠요' 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해댄다.
참...이거 취미라고 하기도 뭣한데
웃겨도 이상해도 요즘은 이게 나의 생활이다.
화-수-목 학원에 매여 있어서 ㅎㅎ 부장님과의 회식에 불참으로 찍혀도 ㅠ_ㅠ (요새 인사철이라는데 -_-a)
전 오늘 학원 갑니다. 라고 뻔뻔하게 날리고는 학원으로 사라진다.

상대적으로 월, 금요일이 비어보여서 심지어 학원을 더 다닐까 심각하게 생각도 했다는....


뭐 이런 대화를 나눈 친구가 재미있다고 추천해 준 뮤지컬 두개
웃음의 대학, 빨래

두 편중에 빨래를 보러갔다.
우선 가격 만만해서 누구한테 보러가자고 하긴 좋다.
공연 가격에 별 개념없는 (너무 비싸면 나도 움찔움찔 고민도 함) 나랑 다르게,
카드값이 걱정되는 그대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그리~관심있는 것이 아니라면, 고상떤다고 생각할 수 있는 클래식한 공연들도 실은 같이 가자고 하기 뭐하다.
ㅠ_ㅠ

오랫만에 간 대학로는 아가들의 천국 ㅎㅎ
뭔가 들떠있고 불안한 기운? 일요일 점심 약속에 늦어 바삐 걸어가는 동안에도 젊은이의 기운들이 느껴졌다. 난 대학교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가보다. 뭔가 가능성은 많지만 갈피를 못잡고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돌아간다는 -재수-를 해보고 싶은 아쉬움만이 남아있을 뿐이니.

페르시안 궁전이라는 알수 없는 카레집에서 밥을 먹고, (역시 카레는 인도가 짱, 난도 한종류밖에 없더라 ㅠ_ㅠ 내사랑 갈릭난과 버터난을 먹을 수 없어서 완전 아쉬웠음) 초콜렛 음료로 달달한 기운을 채운 후 공연을 관람했다.

왠일로 부지런을 떨어서
소극장 맨 앞자리에 3명이 조르르 앉아서 공연을 관람했다.

덕분에 배우랑 눈도 마주치고 (착각아님) 친구는 무대로 끌려나가서 사진을 찍어주기까지 하고 ㅎㅎㅎ 뭔가 소극장의 연극다운 느낌을 받고 와서 기분이 좋았다. 잘 골랐다고 친구들에게 칭찬도 받았다. (진짜인지 빈말인지 알수 없음)

연극 잘보고 왔어?라고 묻는 질문에,
여자 주인공이 몽골 총각이랑 살림을 차렸어요. 여자는 베트남, 남자는 몽골인가....라는 시니컬한 대답을 남겼다.
그냥 내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여러 역할을 하느라 바쁘게 옷갈아 입었을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젊은 배우들이 그저 보기 좋았다.

한편으로는 30살 넘어서 집에서 안일하게도 살고 있는 내 상황을 고마워 해야하는것인가. 세상은 거친것이로군, 이라고 생각도 들었다. 아님, 5년이 넘도록 꼬박 밖에서 살다가 다시 집으로 기어들어간 내 상황도 참...알 수 없군 이라고 생각도 해야하는 것인가 갸우뚱 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