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s time to travel

하이난 한달 , 다시 清水湾 바닷가

간만에 새벽 4시에 일어났다. 비행기 출발이 6시 55분이었는데, 연휴가 끝나갈 무렵인지 공항은 그리 붐비지 않았지만 체크인 바로 앞 승객들때문에 많이 기다렸다. 줄을 잘 못섰어. 다음부터는 대가족 뒤에는 줄 서지 말아야지.

시큐리티를 통과하고 나니 보딩시간이 임박했지만 그래도 라운지를 안가면 섭섭하니까 파워워킹으로 보딩게이트
반대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서 커피랑 물도 마시고, 면도 먹었다. 면을 먹을 생각은 못했는데, 빨리 준비된다고 알려주는 직원덕분에 국수 한젓가락을 후루룩 먹을 수 있었다.

다시 열심히 보딩게이트로 걸어가니 버스를 태우는데, 다시
터미널 1로 가는 건지 버스를 20분도 넘게 탄 것 같다.

산야까지는 세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잠시 기절했다가 깨서 내렸다. 하이난에서는 하이난 건강마가 따로 필요하다고 해서 작성을 하다가 잘 안되서 보안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니 정말 대강 작성하더만, 숙소 주소까지 자세히 적으라고 해서 당황했다.

이번엔 자동차 렌트 앱으로 신청해서 공항에서 차를 가지고 칭수완으로 출발했다.

햇살이 뜨겁다.
바로 썬블럭을 꺼내서 바르고 한시간 정도를 달려서 칭수완에 도착했다. 첫날 할일은 앞으로 한달 정도 지낼 숙소를 구하는 것이었는데 아직 춘절 연휴중이어서 그런지 집주인들에게 회신이 없다.

중국 친구들이 집을 어떻게 구하는지 궁금했는데 보통 에어비앤비에서 검색을 해서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서 집값을 깎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깎는 재주는 없는지라 지난 일주일간 열심히 손품을 팔았다. 小红书에 하이난 집 구하기를 검색해봤더니, 万宁 쪽에서 한달에 집을 1200-2000 위안 사이에 구한 사람 후기를 봤는데, 비어있는 집이 많아보이는 동네에 가서 경비원에게 물어서 그 동네 매물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연락해서 집을 구했다고 하는 글을 봤다.
와우 저런 방법도 있구나~ 우리도 세 달 정도 있게 되면 시도해보려고 글은 클립해 두었다.

그나마 보여주는 집을 봤는데, 아파트 단지는 아늑하고 바닷가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바닷가는 안보이고 산옆에 있는 방 두개짜리 부엌도 있는 아파트였다.

아직 사람이 살고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집을 구경했는데, 노부부와 딸이 보름동안 묵었다고 하는데,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아버지가 식사를 준비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중국이구나~ 맛있는 냄새가 나서 그런지 집이 더 아늑해보인다.

지난 번 서핑에 만난 친구 중 한명이 알려준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서 다른 집을 보기로 했다. 문을 똑똑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대답을 해서 알고 보니 그 친구가 사는 집이네그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안됩니다...우린 그 친구 집인줄도 모르고 집을 습격해서 쥬스도 얻어마시고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시장쪽으로 이동했다.

그 친구가 나가야지 그 집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날짜는 약간 틀어졌지만 같은 아파트이고 향만 다른데 무엇보다 집값이 6000->3300 거의 반값이다. 바닷가쪽에 다른 단지는 4500위안이었는데 바닥에 카페트인것 같아서 좀 걱정이었는데 우선은 이 아파트로 일주일 후에 들어오기로 했다.

배가 고파서 점심을 해결하러 猪脚饭을 먹으러 갔더니 춘절 휴가를 가셨는지 문을 닫아서 햄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왠걸, 동네 꼬맹이들이 바글거린다. 주문하는데도 소리지르고 딱 달라붙어있고 휴대폰 게임은 큰 소리로 틀고 하고 아주 정신없고 작은 악마들의 소굴에 들어온 것 같았다.

전에 묵었던 호텔은 연말 가격보다도 두배는 비싸져서 좀 더 싼 곳에 체크인을 하고 고맙게도 지하주차장까지 있어서 주차를 무사히 마쳤다.

저녁은 칭수완에서 서핑코치를 하는 친구가 초대를 한다고 해서 또 쭐래쭐래 모임에 끼러 칭수완 바닷가로 나갔다.



이름이 내 기준에서는 다들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따롱 따숑 따멍 흐흠...

그래서 우리가 베이징부동산 재벌이라고 부르는 친구네 가는줄 알고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우리가 서핑할때 옆에서 코코넛 파는 아저씨네 집이었다.

알고보니 서핑샵 라오방의 라오방이라네? 헛, 하이난 동네에서 부자고 바닷가에서도 뭔가 권리 같은게 있어서 칭수완 웨스틴호텔 바로 앞에서 서핑도 이 샵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허얼....난 그냥 동네에서 코코넛 따와서 파는 건줄 알았지.

집 마당에 들어섰는데 번쩍번쩍하다. 집 마당에 분수대 있고, 춘절이라고 중국 빨간등 달아서 집 장식하고 엄청 화려해서 같이 간 일행들 다 놀래고 난리법석이었다.



아니 코코넛 라오방네 집에 오는 줄도 모르고 따라온 우리가 젤 웃긴것 같기도 하고.

저녁 음식은 생선과 새우 조개 등등이 들어간 샤브샤브 였는데 쫀득하고 신선한 생선을 아주 신나게 먹고 못알아듣는
중국어 리스닝 시간을 가졌다.


배좀 채우고 나서는 누군가 가져온 폭죽 놀이로 시작해서 서핑스케이트보드를 하나둘 꺼내더니 스케이트 좀 타본 친구가 나와서 점프하고 묘기 보여주고 하니까 분위기가 업되서 같이 신나게 소리를 지르다가 자리는 마무리 되었다.

이번에 새로 보게된 친구들도 어찌나 인생 화려하신지, 어디서 다 이런 애들만 모여 있냐며 정말 신기했다. 20대라서 그런지 아님 외향적인 애들이라 그런지 자기 얘기도 참 다들
잘한다.

한 달 동안 잘해보자 하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