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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time to travel

2022 제주 DAY20-26

오늘은 현충일.
어제는 그렇게나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제주 분들은 이 정도는 암것도 아니라고 하시지만, 마당에 꽃 나무도 부러지고, 전봇대에서는 지지직 계속 소리도 나고 흠.. - 하늘이 벌써 파랗고 바람도 산뜻해졌다.

비바람이 많이 불때는 대체 어떻다는 것인가… 예전에 두바이 살때 폭풍우가 몰아쳐서 건물 무너지는 줄 알고 리셉션에 내려갔더니 혼자 외로움과 무서움에 떨고 있던 사람들 우루루 몰려 내려와있다가 삼삼오오 모여서 다른 집에 차마시러 올라가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그 담날 날씨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다리에 광고판 다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는데…장마 기간이 약간 걱정됨.

어제는 세화 오일장이었다. 비가 흩뿌리는 날씨라 길에는 사람도 없고 우산이 소용없는 날이라 우비를 촥 꺼내 입고 당당하게 걸어서 장으로 갔다.

먹을건 눈에 안들어오고 장화만 눈에 들어온다.

생선은 첫 주에 이것저것 사 먹고 질려서 살 수가 없고 결국엔 하나로마트에서 보쌈거리만 샀다.
아니 집에 레인부츠에 헌터만 몇 개인데 저걸 살 수가 없어서 장화도 안샀는데 음…지금 사진을 다시 봐도 끌린다… 주인집 언니랑 밭에 갈때 빌려서 신어봤는데 가볍고 촥 붙던데 ㅋㅋㅋ

언니가 또 배추쌈을 해먹으라고 배추를 턱 주시더니 김치도 만드셨다고 쓰윽 주고 밭일 가셨다.


하악…바로 아침부터 라면 끓임 ㅋㅋㅋ 전날 삶아먹으라고 주신 보말을 넣어서 촵촵.

저녁엔 남편 회사 분께서 오셨다. 제주 분이신데 웍샵오셨다가 휴가 내고 집에 들르신다며 오셨는데 오빠 일하는 샵에도 들르시고 울집에서 저녁 드시고 가심.


작은 식탁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제주 사투리도 좀 배우고,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누가 현지인인지 맞춰보기도 하고, 이해가 안됐던 장면들 부연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쏙쏙 됐다. 태어나서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말 동네사람들이 서로서로 다 알고 지낸다고 하는데 좋기도 하도 싫기도 하겠지.

밤에 서귀포 집으로 돌아가실때 잠깐 배웅을 하느라 집 앞에 나갔는데 비바람 몰아치는데 길에 아무도 없는 시커먼 골목길이 참 낮설었다. 생각해보니 이 집에 오고나서는 한 밤중에 밖에 나간 적이 없구나.



혼자 먹은 날 점심.

오분자기 내장으로 끓인 죽에 성게알 듬뿍, 집주인 언니 친구 분 토마토 밭에서 나왔다는 파치 받아서 토마토 올리브 절임도 만들고, 당근밭에서 혼자 멋대로 살고 있던 감자들 캐와서 볶고, 나머지 반찬은 언니가 주심. 맛있었다. 혼자 먹으니 죽이 줄지가 않아서 다섯끼도 넘게 먹은 듯.



세화 해변 앞을 하루에 한 두번은 지나친다. 하아. 예쁘다.


캐온 감자가 많아서 춘천 감자빵을 만들었는데, 껍질이 두꺼워서인가 수분이 부족해서 인가 맘에 안들었는데, 이틑날 오븐에 데우고 전자렌지에 또 돌려서 먹으니 맛있다. 겉은 쫄깃 안은 감자 사라다가 듬뿍.


직접 기르신 고구마가 있으시다면서 주셔서 고구마 맛탕에도 도전해봤다. 자꾸 뭘 만들게 됨..다행히 이건 맛있게 되서 칭찬받았음.


올만에 서프스케이트 보드따러 집앞에 나갔는데 옆집 개냥이가 떨어지지 않는다. 아우~ 이렇게 이쁜데 주인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이름표는 달고 있는데 확실하지가 않음. 놀다가 우리 집에도 들어오려고 하던데 ㅎㅎㅎ



저녁을 먹는데 하늘이 범상치 않아서 서둘러 산책을 나갔다. 와아…. 구경하는 사람들 모두 조용하게 말없이 넋을 놓고 하늘을 감상했다. 평화롭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이런 일상이 참 좋다.



주인언니가 물회 사주신대서 따라나간날. 관광객들이랑 웨이팅이랑 웨이팅까지 해가며 든든하게 먹었다. 역시 남이 타준 커피가 맛있음.


돌아올때는 해안도로 드라이브도 했는데 밥먹고 나니 또 심심해져서 자전거를 타고 월정리까지 가봤다. 네비게이션에는 35분 걸린댔는데 난 왜 한시간이 걸리는 것인가…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코난비치가 가까워서 잠깐 둘러봤는데 한낮에 오면 좋을 것 같았다. 돌고래도 가끔 보인다고 하는데 와우~ 멀리서 보이겠지?


이 날 하늘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어둠이 몰려오는데 하늘에 조금 보이는 노을이라니…



저녁에는 도다리회 포장해와서 한 병, 두 병 ㅎㅎㅎ



전 날 자전거를 타고 났더니 엉덩이뼈가 아파서 안장이랑 핸들 높이 좀 조정해보는데 ㅋㅋㅋ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옷이 참 ㅎㅎㅎ



오빠가 쉬는 날이라 점심은 근처 백반집.
한끼에 9천원이었는데 전라도 식당이 간판이라서 그런지 반찬 가짓수가 많아서 뿌듯했다. 북어국이 나와서 해장도 하고 백반집 좋아~



저녁에는 보말까먹으라고 주셔서 오빠랑 열심히 작업했다.
바늘로 하니 좀 수월했음.



산책갈때 의자를 가져가서 멍…때리면서 하루를 마무리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