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물가에 가면 항상 낚시 하시는 분 들이 있다.
가끔 휘익 접근해서, ‘뭐 잡히나요?’ 물어보면 다들 친절하게 뭐 뭐 잡힌다고 설명해 주신다.
재작년에도 제주에 왔을때 기웃거리다가 물회도 얻어먹고 자리도 엄청 받아와서 밤에 그 작은 생선들을 손질하느라 멘붕이 왔었지….
쿠팡으로 낚시대를 검색해보다가 세화항 앞에 공간낚시에 가서 초보용이라고 3만원을 주고 릴이 달린 낚시대를 샀다. 인터넷에 반값으로 파는 건 아는데… 뭔가 강습이 필요해서 가서 그냥 샀음. 추가 낚시 바늘과 새우미끼까지 해서 삼만오천원을 지불하고 세화 방파제를 스윽 둘러봤는데 다들 낚시대를
드리우고 계신다. 10분 정도 지났는데 열 팀이 넘는 사람들 중에 뭘 건지는 걸 보지 못해서 다른 포인트로 철수했다.
다음 포인트는
전에 왔을 때 뱅에돔을 낚는 분들을 봤는데, 내 목표는 고등어나 전갱이 이니까 욕심은 없다. 하다보니 시간은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났는데 건진 건 없다. 옆에 분이 떡밥을 계속 주시길래 좀 붙어서 나도 자리를 잡았더니 내쪽으로도 떡밥을 좀 던져주셨다. 불쌍해보였나보다. 새우가 자꾸 빠지는 바람에 한마리도 못잡고 우선 오빠를 픽업했다. 저녁을 먹고 집 앞으로 나갔다.
오빠는 내가 혼자 낚시를 시작한게 웃기다며 오늘도 잘 놀았구나. 칭찬을 해주고 둘이 대강 자리를 잡고 새우를 열심히 껴서 낚시대를 휘이 던져봤다. 20분 정도 지났나… 어엇! 오빠가 일어나더니 뭘 잡았다!
둘이 막 소리지르고 좋아하니 옆에 계신 분들이 고등어가 맞다고 해 주셔서 신났다!! 하나가 걸리니 계속 딸려 올라와서 4마리를 잡았다!! 근데 옆에서 화려한 낚시대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우리를 막 부르시길래, 네엥? 하고 보니 한치를 한마리 주시면서 먹어보라고 부르신거였다…
편의점에 가서 초장이란 소주 하나를 사오라고 하셔서 ㅎㅎㅎ 편의점보다 가까운 우리집에 가서 막걸리 소주 맥주 사이다 챙기고 초장을 만들어 갔다.
그래서 우리는 첫날 낚시 접고, 한치 주신 분들의 제주 3년 정착기 듣고 ㅎㅎㅎㅎ 아이돌이신 아드님 사진도 보고 밤 12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한치 낚시하시는 분들은 제주 고등어가 잡히면 버린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다음날 촵촵 구워서 먹으면서 맛있다고 난리난리났음 ㅎㅎㅎㅎ
아아,
그리고 그 다음 날은 고등어 9마리를 잡았다.
옆에 한치 낚아주셨던 분이 낚시대를 추천해주셔서 보니 15마넌은 하는 것 같아서 약간 멈칫했는데, 난 이렇게 낚시의 세계로 빠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