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눈 여겨보던 책이었는데, 어렵게 빌린 것이 무색하게 바로 시작하지 않고 늑장을 부렸더니 여름이 훅 지나가 버렸다.
지난 번 가정용 미싱으로 단추구멍 만들기가 무슨 짓을 해도 잘 안되서 이후에 단추구멍 만들기 공포증이 생겼다. 게다가 빌리고 봤더니 여유핏으로 나온 디자인들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3주 동안 우리 집 거실에서 내 침대 옆 테이블에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면서 외면당하고 있었다.
결국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아 반납하려던 차에, 누군가 표지에 나온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든 사진을 보고는 나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후다닥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참으로 다른 현실 핏...
옷의 가슴 부분이 벌어지려고 하는 걸, 사이사이에 단추구멍을 더 만들어줘서 단단히 잡아줬다.
예전에는 셔츠를 사면 중간중간에 옷핀으로 잡아줘야해서 영 불편했는데, 셔츠형 옷을 만들면 단추를 더 달아주면 된다.
사이즈 13호로 만들었는데, 사진의 모델처럼 입으려면 15호로 만들어야할 것 같다.
기장은 5cm 늘려줬더니 사진이랑 비스무리한 길이가 되었다.
셔츠를 만드는게 이렇게 부담이 덜 되긴 처음인 듯.
원래 해 봤던 걸 모두 접어두고, 오롯이 책에 나온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했다.
앞 단 안쪽은 오버록이 보여서 좀 아쉬운 반면, 목 칼라부분은 간단해서 복잡했던 셔츠 만들기가 이렇게 수월할 수 있음에 감탄했다.
헤링본 면 원단이라고 샀는데, 한 마에 1000원이라고 욕심내서 7마나 샀더니 많이 남았다. 흑... 원단은 좋지만 이렇게 치렁치렁한 옷을 만들고도 많이 남다니... 이젠 정말 조금씩 사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옷 들도 만들어볼지, 그만할지 또 고민이 된다.
다른 코다아오이 패턴 책들도 기다리고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