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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rdinary life

집밥 입맛으로 돌아가기

긴긴 여행을 하는 동안
참 오랫만에 긴 시간을 죄책감 없이 단맛과 탄수화물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분명 죽을 듯이 힘든데, 살이 오히려 오동통 올라 배가 나오는 걸 느끼고 나서야 흠칫 놀래고 보니, 이미 흰 쌀밥을 그것도 평소에 먹던 두 배도 넘는 양을 거뜬히 먹어치우고 있어서 나에게 놀래버렸다.



달달이 쥬스들은 또 얼마나 쭉쭉 잘도 들어가던지, 매일 들러서 사먹던 아보카도 쥬스 만드는 걸 무심히 지켜보다가 시럽 한 국자, 연유 듬뿍 주르륵 더해지는 걸 보고는 경악해서 그 다음 날은 설탕 빼고를 주문했더니, 쥬스집 주인이 ‘대체 무슨 맛으로 먹게?’ 라는 얼굴 표정을 보내는 걸 꿋꿋이 받아들고 한 번 쭉 빨대를 빨고 나서야 두 달 넘게 받아먹었던 설탕물 맛을 알고는 허무해 하기도 했다.



뭐 그것 뿐이랴...식후에 따끈하게 주문해서 먹던 바나나 튀김, 해산물 집에서 시원하게 삼발에 찌릿해진 혀를 달래주던 아이스티도 실은 설탕물이었지...

그렇게 석 달을 보내고, 돌아온지 보름이 채 안되어서 다시 이번에는 기름의 나라로, 이 주를 보내다가 돌아오니 뭐 이건 정말 몇 년치 단 맛, 기름 맛을 다 맛보고 몸에 저장해 온 꼴이다.

하아...

다시 집 밥으로 돌아오니 정말 뭔가 먹고 싶다, 머리 속에 떠 오르는 건 결론 적으로는 단 맛, 기름 맛, 짠 맛, 탄수화물인 걸 깨달을 때 마다 내가 왜 이러나 싶다.

몸에서 소화도 못시키는 옥수수가 그렇게나 올해는 먹고 싶고, 감자탕 짠 국물 한 수저 똭이 그립고, 기름에 지진 감자전이 그렇게나 당긴다.

그나마 김치를 먹으면서 뭔가 짠 맛을 보고나면 정신이 번뜩 들면서 아, 그만 먹어야지...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맛있는 걸 어떻게 하나...

오늘도 투게더와 구구콘을 생각하면서 저녁에 수퍼마켓 나들이를 가려다가 말았다는...

이제 열흘인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걸 보니, 마음을 굳게 먹고 덴다를 해야할 타이밍인데 아직도 밍기적 거리고 있다. 아 배고파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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