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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한달 DAY20 본문

It's time to travel

하이난한달 DAY20

이끼이 2021. 8. 8. 15:13

다시 하이난으로 돌아온지 20일이 되는 날이다. 게으르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지난 번 하이난에서 4개월 있을 때 마지막 즈음에 지겨웠던 심정을 토해내자 남편이 움찔해서 원하는게 있으면 뭐든지 말하라고 한다. 신경을 써주는거 같아서 마음이 좀 풀렸다. 잘 안되는 서핑도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다. 알던 동네로 돌아와서 집도 수월하게 구하고, 길에 다니는 사람들도 대부분 전에 봤던 사람들이라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 상하이에 있을 때 보다 길을 다닐때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오가는 사람들을 한 번씩 더 보게 된다.

어제는 오랜만에 물에 들어갔는데 차가워서 깜짝 놀랬다. 사우나에서 냉탕에 들어가 있는 느낌. 공기는 따뜻한데 물은 차갑다. 아니 8월인데 수트가 필요하다니!! 주위를 둘러보니 수트를 꺼내 입은 애들도 보이고, 이번엔 짐을 잘 챙겨서 왔다 싶었는데 웻수트가 필요할 줄은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방이랑 발코니를 청소하고 따뜻한 물을 한잔 마시면서 발코니에 요가 매트를 깔고 누워서 요가인지 스트레칭인지 모를 게으른 몸풀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집은 2층이라서 누워 있으면 여기가 우붓인가 싶을 정도로 키큰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여름이라 후끈하지만 그래도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요가 매트에 누워있는 행복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아…좋다.



美团에서 장보다가 민트 화분이 보이길래 사서 발코니에 두고 감상도 한다. 화분이 좁아보여서 물병에 나눠 뿌리를 내렸는데 다시 상하이에 돌아갈 때는 화단 어딘가에 몰래 심어도고 가야할 것 같다. 다음에 돌아올 때까지 잘 살아있겠지? 바질이나 香菜를 기르면 수확의 기쁨이 더 크겠지만 물만 줘도 화분이 좁아보일정도로 쑥쑥 크고 있는 걸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과일의 동네 하이난에 왔으니 아침은 과일을 열심히 먹는다.


용과가 1킬로에 2위안이길래 용과잼도 만들어서 토스트도 열심히 먹는데, 이 핫핑크색을 볼때마다 발리가 그립다. 예쁘게 남이 차려주는 아침식탁이 그립다.


2017년 짱구,
한달 동안 작은 호텔에서 보내며 서핑 좀 입문해보겠다고 온갖 고생했던 그때가 있었는데…그 작은 호텔에서 햇살
가득한 아침상이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저기 다녀오고 나서 터키블루 컬러 식기를 사려고 엄청찾아봤던 기억이.


뭐 서핑은 좀 나아진 듯 하더니, 어제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물에 들어간 사람들이 몸이 가렵다느니 어쩌니 해서 해파리에 취약한 난 쫄아서 물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게으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8월에 냉탕이라니!! 이것도 뭔가 이상기후인가.

하이난은 코로나로 좀 자유로운가 싶었는데, 중국도 델타바이러스로 좀 시끄러워지고 하이커우에 한명, 산야를 거쳐간 베이징 사람이 한명 코로나에 양성이라 뭔가 뒤숭숭했더랬다. 그러다가 옆 동네 완닝에 한 아파트 단지가 블럭 되었다고 공지가 나서 움찔했는데, 다음날 그건 연습이었다고 또 공지가 떴다. 물론 우린 안믿지,,, 믿을 수가 없다. 중국의 뭔가 불리하면 숨기려는 이런 행동들. 코로나로 단지를 블럭했는데 이게 drill이라고? 음…

밥도 엄청 열심히 해먹는데, 야채도 고기도 이젠 美团,多多买菜, 橙心을 열심히 뒤져서 猪脚饭도 만들어 먹고, 갈비찜도 해먹고 아주 신났다. 하이난만 오면 요리력이 상승한다.
이번엔 원룸을 얻어서 주방에 창문이 없지만 청소는 간편해서 좋다.


남의 그릇에 밥먹는것도 참는데 힘들어서 예쁜 그릇매트를 마련했더니 기분이 좀 나아짐.

하루는 렌트해서 바람 쐬러 갔는데 세 시간 만에 넉다운 돼서 집으로 돌아와서 쉬었다. 30분도 안걸리는데 먼 것 같은 日月湾. 몇 달 전에 갔을 때보다 길이 정돈되었다. 차도 통제하고,  여름이라 그런지 서핑하는 비치도 위치가 바뀌고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울집 앞 비치랑 다른 기분이 확연히 들어서 기분 전환이 화악 됨.

GROM 서프샵이 크게 생겨서 커피에 음식에 자리잡고 좀 앉아있을 데가 생겼는데 아주 괜찮았다. 안쪽에서 서핑보드도 만들고 있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더 멋져질 것 같았음.



우리 보드를 한 달 동안 맏아준 고마운 친구들에게 저녁을 산다고 했는데, 같은 동에 사는 애들이라 동네에서 밥을 먹었다.


오, 맛있는데 걸어서 올수도 없고 와이마이도 안되는 곳이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디엔동쳐라도 사야할 것 같은데, 이제 열흘 후면 또 돌아가야하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좀 덜 게으르게 살아야하나 고민되는 요즘이지만 기분은 좋은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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